Memory lane

반딧불

Wednesdaykid 2008. 7. 2. 13:47

저녁무렵 자전거로 한 20 마일 돌은 후

잠시 앉아서 쉬는 길 풀섶에 반짝이는 것들이 있었읍니다...

바로 반딧불들이였죠...

표준말론 "반딧불이"라고 한다더군여...

하지만 조선건국 & 한양도읍 이래 600년 내내 

대대손손 서울토박이인 제 조부모님들도 제 부모님들도 쓰지않으셨고,

제가 친숙하지 않은 표준말은 (그저 한글자 차이일 뿐인데...) 어째 입에 붇지 않아

걍 서울 사투리인 "반딧불"로 부르겠읍니다...

아마도 요즘은 국어학자들이 별로 특별히 할일들이 없나봅니다... 

"읍니다/습니다" 표기문제도 그렇고...

별 결정적이지도 않은 것들을 가지고 다 딴지걸고 표준말 시비를 하더군여...

 

하여튼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9:00 PM경) 이넘들이 한마리 두마리 풀섶에서 날아 오르는 광경은 언제 봐도

마치 멈춰진 시간속 어린시절 선선한 초여름날 저녁의 한가로움과 상큼함을 고스란히 되돌려 주는 것 같군여...

그래서 여름중 특히 이 계절이 바로 제가 젤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마치 Twilight Zone의 한 에피소드 처럼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 지점에서 공존하는...

늘 거기에 있고... 늘 돌아갈 수 있는 시간...

어린시절의 소꿉친구가 웃으며 반기고 있고, 그시절의 동생들과 부모님들이 웃으며

늘 그렇듯이 저녁상 앞에서 절 기다리고 있는...

이제는 대학 갈 나이의 제 딸아이가 아직도 어린 시절의 그 해맑은 얼굴로

어린아이 특유의 행복한 웃음을 까르르 웃고있는...

마치 Tom Sawyer와 Huckleberry Finn도 종일토록 낚시질, 멱감기에 

여전히 개구쟁이 짓들 만 골라 하고 있을...

세상은 아무 근심없고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하루종일 웃고 장난치고 

오직 재밌게 노는데만 정신없이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시간으로 통하는 doorway가 있다면 바로 이 시간...

일년중 유일하게 간신히 약 2주 정도밖에 안주어지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아쉬운...

 

그런 시간의 window를 잡아보기라도 하려는 듯...

먹다남은 튜명한 플라스틱 냉커피 컵에 이넘들을 잡아넣기 시작했읍니다...

螢雪之功(맞나? -,.-a)이란 한자성어가 떠오르더군여... 

사실 그 보다는 문득 반딧불들이 이런 시공을 초월해

저를 그곳으로 인도해줄 초자연적 messenger들이라도 되는 듯한 착각에서 였읍니다...

 

정신없이 쫓다보니 벌써 세마리가 컵안에서 반짝거리고 있더군여...

과거에도 반딧불들을 잡아다 집에 가져왔지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던 경험이 수차례 있어서...

이번엔 어떻게 해야 얘들의 생존율을 좀더 높일 수 있을까도 고민해 봤읍니다...

과거엔 잡아오기만 했지 이넘들에게 양분이 될만한 걸 공급을 못해줬기때문에

얘들이 오래가지 못할수밖에 없지 않았나...

해서 이번엔 양분을 공급해 주기로 하고...

곤충들이 일반적으로 양분으로 섭취하는게 멀까 숙고도 아닌 얕은생각을 잠시 한 끝에...

식물의 nectar... 즉 대부분 당분이면 대충 한 75%정돈

크게 어긋나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syrup을 좀 주기로 했음다...

 

문젠 인간들에겐 제아무리 하찮은 양일지라도

이넘들의 체중(?)에 비해 지나치다 못해 치사량일 수도 있다는 점...

더우기 양 조절에 실패할 경우 몸통 어디든 분포되있을 수 있는

숨구멍과 날개가 온통 젖어 익사할 수도 있다는 점...

특히 끈적끈적한 당의 특성때문에 까딱하단 이넘들이 날개짓도 못하고

컵의 벽이나 바닥에 들러붙어 죽을 수도 있다는 점...

등등을 고려하여 농도는 최대한 묽게...

그리고 간신히 컵바닥에 살짝 깔릴 정도로만 주입하기로 하고...

최대한 심혈을 기울였지만... ㅠㅠ;;

 

위 두 사진들은 걍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들이고... 맨 아래 사진은 실물사진입니다...

컵 벽에 붙어있는 두 넘들이 보이져?

근데 방금 확인해 본 결과... 별 눈에 띌만한 활동을 보이지 않고있읍니다...

아무래도 저 한사람의 갠적인 이기심으로 엄한 생명들에게 괜한짓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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